트럼프 혼란과 투자자 불안 속에 금값 $3,500 돌파: 안전자산으로의 쏠림 현상과 향후 전망
금 가격이 사상 최초로 온스당 3,500달러를 돌파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간의 갈등 심화와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증폭시키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정한 시장 환경에서 금값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주요 투자은행들은 더 높은 금값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금값의 연이은 사상 최고치 경신
2025년 4월 22일, 금 현물 가격은 장중 2% 넘게 뛰며 트로이온스당 3,500.1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3,500달러 선을 돌파했습니다9.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장중 한때 3,507.31달러를 기록하며 3,5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2. 전날인 4월 21일에는 금 선물이 전 거래일보다 2.91% 상승하며 온스당 3,425.30달러에 마감했었습니다1.
이러한 금값 상승 추세는 올해 들어 지속되고 있는데, 특히 올해 초와 비교했을 때 금값은 4개월 만에 33% 가까이 상승했습니다9.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을 선언하며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로는 8% 상승했습니다1. 이는 연초 이후 약 30%의 상승률을 보이는 것으로, 금값이 단기간에 급격히 상승했음을 보여줍니다1.
트럼프-파월 갈등: 연준 독립성 위협과 시장 불안
금값 상승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Fed 의장 간의 심화되는 갈등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주요 패자(major loser)'와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라고 부르며 연준에 금리를 당장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13.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이자, 중대 실패자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기 둔화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3. 그는 또한 "많은 사람이 금리의 선제적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며 자신의 취임 후 에너지 가격과 식료품 가격이 실질적으로 내려갔고, 대부분의 다른 품목 가격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312.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7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파월의 임기는 빨리 종료되어야 한다'고 언급했으며, 파월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며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1. 이어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팀이 파월 의장 해고 여부를 실제로 검토하고 있다고 시인했습니다114.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내년 5월인 임기 만료 이전에 자진 사임할 뜻이 없음을 피력한 바 있어 양측 대립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1. 법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해임할 권리가 없지만, 백악관은 연방준비제도법에 규정된 '정당한 사유'를 적용해 해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14.
JP모건체이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는 "연준의 독립성이 약화된다면, 이미 관세와 다소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로 인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추가적인 상방 리스크가 더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3.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과 관세 정책의 영향
금값 상승의 또 다른 중요한 배경은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 정책과 이로 인한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맞물려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값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1.
세계무역기구(WTO)는 트럼프발 글로벌 관세 충격 여파로 올해 세계 상품 무역 증가율이 -0.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제시한 전망치 3.0%에서 대폭 하향한 수치입니다2.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며, 이는 일반적으로 금 가격 상승을 촉진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합니다10.
HSBC의 귀금속 애널리스트 제임스 스틸은 "무역이 위축될 때 금 가격은 급등한다"며 코로나 팬데믹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관세가 많아질수록 세계 무역이 더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이는 금 가격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10.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역할과 투자 동향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습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달러 가치가 급락하면서 투자자의 금 선호도가 더 높아졌습니다2. 특히 달러가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투자자들은 귀금속 매수에 나서고 있습니다1.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금과 만기 1년 미만 초단기 미국 국채, 변동성이 낮은 주식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180억달러(약 25조55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습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2023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투자금이 몰린 것입니다2.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데, 예금이나 주식, 채권 같은 투자 종목과 달리 '금'은 가지고 있어도 별도의 이자나 배당금이 붙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 시장에서는 평소에는 관심이 적을 수 있지만, 경제 위기나 시장 불안함으로 다른 종목이 큰 타격을 받을 때, 금은 오히려 더 빛을 발합니다5.
또한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 매수 행렬에 동참하면서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6.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중국이 향후 3~6년 동안 빠른 속도로 금 매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앙은행들의 금 수요 추정치도 월 50톤에서 70톤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8.
금값 향후 전망과 투자 시사점
주요 투자은행들은 금값이 향후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반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36. 이 은행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산으로 금 ETF 보유량이 팬데믹 당시 수준을 회복하면 금값이 연말에 온스당 368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8.
씨티그룹은 지난주 투자자 노트에서 금값의 올해 연말 목표치를 온스당 3500달러로 제시했습니다8. 씨티은행은 투자 수요가 채굴 수요를 앞지르면서 향후 3개월 동안 금값이 35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16.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금값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으며, 2년 이내에 온스당 35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BofA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미국 달러를 계속 하락시켜 단기적으로 금값을 더욱 지지할 수 있다"면서 투자 수요가 10% 증가하면 금값이 온스당 35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8.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가파른 상승세 이후 조정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의 심수빈 연구원은 "연초부터 이어진 강세로 금의 명목 및 실질 가격이 모두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역사적 고점을 기록한 점은 금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8.
결론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 간의 갈등 심화,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확대, 미 달러화의 약세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금값을 사상 최초로 온스당 3,500달러 돌파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불안정한 시기에는 금 같은 안전자산에만 의지하기보다는 투자 종목을 다각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5.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투자은행들의 금값 상승 전망이 이어지고 있지만, 자칫 추격 매수로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금값의 급등세를 지켜보면서 투자 시점을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 간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세 정책의 실제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에 따라 금값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